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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위대해지는 가수’를 꿈꾸는 사람 조정민
  • 오치우
  • 등록 2019-12-20 19:08:30
  • 수정 2019-12-20 19: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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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에 첫 디너쇼, 라틴 트로트 신곡 ‘레디큐’로 쾌속 질주 중


 


그녀의 직업은 가수다. 굳이 따지자면 트로트 가수다.

트로트는 역시 ‘전국 노래자랑’ 필이 나야 재밌다.

약간 빈틈이 보이는 가수가 히트한다. 

 

헌데, 그녀는 전혀 아니다. 

그럼, 잘 못 나가는 트로트 가수인가? 그건 더욱더 아니다. 

 

가수치고 14개의 CF를 찍은 가수가 몇이나 되겠는가?

게다가 그냥 그런 CF가 아니라 굵직한 대기업 브랜드부터 핫한 브랜드들, 그리고 남다른 캐릭터로 여배우들이 꿈꾸는 고가 화장품 ‘셀루체’의 모델까지 접수한 아주 잘나가는 트로트 가수다.

 

트로트 가수 조정민은 셀루체 화장품 모델이기도 하다.

더구나 섹시하고 늘씬하고, 똑똑하고,  트로트 가수로서 약점이 있다면 딱 하나, 지나치게 빈틈이 없다는 거다.

 

 조정민! 

가수 같지 않은 이 이름은 느낌대로 실명이다.

자신감이다. 있는 대로 ‘까’도 세상을 ‘꿇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마주 앉아 정면으로 마주치는 그녀의 눈빛이 총총하다. (대개의 예쁜 여자들은 정면으로 남자를 바라보지 않는 습관이 있다. 자신 있는 얼굴의 각도로 들이밀기 때문이다.)

 

“여섯 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피아노를 만났어요. 교회 피아노 반주를 시키고 싶었대요.”

 

어릴 때, 소리통 속에 소리가 가득 차 있어서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수돗물처럼 흘러나오는 기계인 줄 알았던 피아노를 그녀는 인형놀이 하듯이 갖고 놀았던 거였다. 놀이가 일상이 되고 결국은 국민대에서 피아노 전공을 하게 됐다.

 

“대학 2학년 때부터 얘기 좀 해요!”

 

콕 집어서 물었다. “뭐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하필”

대사가 눈동자 사이의 미간으로 영화자막처럼 흐르고 나서 그녀는 맘을 다잡고 대답했다.

 

“그때의 일들이 흑백영화 같은 잔상으로 남아 있어요. 갑작스런 아버지 죽음, 장례식에서 본 엄마의 넋 빠진 얼굴, 나이 어린 남동생 두 명의 멍한 표정과 눈물, 주변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이 흑백 무성영화로 떠올라요. 악몽 같은 그 필름 속에서도 신호등만 태연하게 빨강, 노랑, 파랑 순서대로 바뀌고 있었지요.”

 

그 이후로도 세상은 여전히 총천연색으로 잘 돌아가고 조정민은 학교를 다니며 돈을 번 게 아니라 돈을 벌며 때때로 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남들 4년 만에 졸업하는 학교를 8년 다니며 어린 남동생 둘과 씩씩하게 살았다.

 

피아노 강습이 끝나면 피아노 치면서 노래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레스토랑이든 카페든 피아노가 있는 곳에서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성시경의 ‘두 사람’을  쓸쓸하게 부르던 2013년 어느 겨울, 유튜브에 띄워진 영상을 보고 연락해온 방송국 작가의 설득으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나름 알앤비 가수로 살고픈 꿈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트로트 프로그램에서 경쟁을 해야 해서 몹시 혼돈스럽기도 했는데요.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트로트의 매력을 알게 되었어요. 심수봉 선생님의 노래에 매료 되었거든요. 한편으론 TV 본 아이들이 ‘가수 선생님’이라며 안겨 올 때, 기분이 묘했지요.”


 


그러던 2014년은 참 길었다. 그해가 끝나기 전,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가수 설운도의 전화를 받게 된 순간, 그녀의 가수 인생에 파란불이 켜졌다. 미 8군에서 ‘천재적인 팝 가수’로 알려지던 설운도가 트로트로 급회전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녀를 ‘콜’ 했던 거다.

 

그날, 가수 설운도의 소개로 제작사 대표인 신현빈 대표를 처음 만난 순간,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운명적 느낌을 받고 가수 인생을 맡기기로 마음을 정했다.

 

참으로 긴 2014년, 겨울, 첫 앨범 ‘곰탱이’를 출시하고 그다음 해에 세시봉 선배들과 함께 콘서트를 했다. 

 


그렇게 ‘피아노 치는 트로트 가수’의 캐릭터를 다듬어 가던 그녀는 ‘불후의 명곡’을 만나 폭발적 반응을 얻고 ‘복면가왕’에서 ‘팔등신 루돌프’의 캐릭터로 출연진들에게 ‘깜짝 멘붕’을 선사했다.

 

MC로도 열심히 활동 중인 그녀는 “잘 들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에서 나는 소리들을, 잘 말하기보다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게 조정민을 세상에 세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 중의 한 사람, 오프라 윈프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이야기도 위대하게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오프라 윈프리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능력으로 스스로 위대해진 사람’이라는 말이 저를 깜짝 놀라게 했어요.”

 

사소한 일상 대화에서도 ‘위대한 발견’을 해내는 그녀의 ‘위대한 듣기’에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하는 가수 조정민은 말하기보다 잘 듣기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잘 들어야 생각을 짧고, 깊게, 그리고 정확히 관찰해야 짧게 말해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겠지요.”

 

트로트 가수 조정민의 영민함이 돋보이는 대사다. 



사생아로 태어나 세상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했던 오프라 윈프리의 삶에서 위로와 동경을 느꼈을까? 버려지듯 살며 14세 때 영문모르고 아이를 낳았고, 결국 자신의 품에서 죽은 아이를 껴안고 울부짖던  ‘오프라 윈프리’가 ‘잘 듣기 초능력’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이 됐다는걸 조정민은 잘 알고 있는 거다.

 

그녀의 가장 큰 ‘백’이었던 아버지의 부재가 결핍의 세월을 살게 했지만 결핍을 통해 그녀는 세상을 깊숙이 학습했다. 잘 듣는 습관도,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초능력도 뼈저린 결핍의 학습 탓이다.

 

“설운도 선생님이나 소속사 신현빈 대표님을 단번에 좋은 사람으로 알아본 게 저의 초능력이더라구요. 더구나 일본에서 ‘아빠’를 제작해 주신 ‘나카무라타이지’상과 한편이 된 건 참 신기했어요. 내가 아니라 그분이 단번에 저를 알아본 거지요. 나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분이신데 “‘아빠’라는 곡을 준비해놨다. 그리고 ‘아빠’ 가사는 한국말로 하자!”고 말씀하시는데 울컥했어요. 혼자 있는 녹음실인데 누군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눈물을 흘리며 노래했어요. 아빠와 함께 녹음을 한 기분이랄까.”

 

후속곡으로 ‘살랑살랑’, ‘슈퍼맨’, ‘식사하셨어요?’를 출시하고 지명도를 꾸준히 상승시킨 그녀는 이제 조정민만의 트로트를 꿈꾸며 라틴의 숨소리가 담긴 라틴 트로트 신곡 ‘레디큐’로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분명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잘 듣기’ 초능력이 있는 조정민은 지금, 아주 작은 음파를 듣고도 방향을 잡아 대양을 가로지르는 고래처럼 목표를 향해 쾌속 질주 중이다.

 

“저는 지금, ‘아빠’가 보내주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회사와 좋은 대표님 그리고 산처럼 든든한 동생이 매니저로 같이 일하게 되니까 더욱더 확신이 들지요. 아빠! 나 잘 가고 있는 거지?”

 

가수 조정민의 크리스마스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설레임을 안고 <2019 조정민 크리스마스 첫 디너쇼>가 펼쳐진다. 생애 첫 디너쇼!

 

하얏트 그랜드볼룸 맨 앞자리에 초대하고픈 사람이 있다. 그날 그 자리는 끝까지 비워둘 예정이다.

 

“아빠! 꼭 지켜봐 주세요!”

 

올해, 2019년의 크리스마스엔 ‘울면 안돼!’ 이런 캐롤 말고 우는 아이 안아주고 우는 아이부터 선물을 주는 날이면 참 좋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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